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대여금 채권이 소멸시효 대상이 되는지 여부


채권에 대한 원칙적인(1년,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원칙적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소멸시효기간은 10년이고 기타의 재산권에 대한 원칙적인 소멸시효기간은 20년입니다(「민법」 제162조 참조). 그리고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5년입니다(「상법」 제64조 참조).


실 생활에서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물론 채무자 아닌 자가 소유한 부동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근저당권(담보물권)은 이러한 대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설정된 것인데 부동산등기부에 근저당권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되는 채권(이러한 담보되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이라 합니다) 및 근저당권은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채권 및 근저당권의 소멸 여부는 특히 채무자가 이자나 원금의 일부를 상환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채무자가 이자나 원금의 일부를 상환하고 있다면 그 시점까지 진행되던 소멸시효는 중단되고(이자 지급이나 원금 일부 상환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 '승인'이 됩니다), 다시 그 시점부터 새로이 소멸시효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대여금채권에 대해 소멸시효가 걸리지 않으려면 근저당권 설정(또는 부동산등기부 기재)이 소멸시효의 중단사유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민법에 규정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는 ① 청구(이러한 청구에는 지급명령신청, 소송제기 등이 포함됩니다), ②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③ 승인이 있는바(「민법」 제168조 참조), 위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근저당권 설정은 위와 같은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 대상이 됩니다. 결국 대여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부종성으로 인해 근저당권 또한 소멸합니다(「민법」 제369조 참조). [참고로, 재산권에 대한 원칙적인 소멸시효기간이 20년이기는 하지만 피담보채권이 존속하는 한 근저당권이 독립하여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되는 대여금채권은 소멸시효에 걸리고, 대여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근저당권 또한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소멸하기 때문에(채무자는 이때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는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채무자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대여금청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내용증명 우편을 통한 대여금청구는 시효중단을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기는 하지만(6개월 내에 지급명령 신청, 소송 제기 등을 하여야 합니다. 「민법」 제174조 참조) 급한 경우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내용증명을 받아 보고 갚는 경우도 있고, 당장 갚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일부 상환하거나 언제까지 갚겠다고 회신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 채무자의 채무승인(소멸시효 중단사유입니다)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래와 같이 근저당권에 기해 채권자는 바로 임의경매신청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이전에 채무자의 자발적인 이행의 기회를 주기 위해 채무자에게 이행청구를 하여야 할 것이므로 결국 내용증명 우편에 의한 대여금청구는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채무자가 내용증명을 받아보고도 대여금채무를 상환하지 않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임의경매신청을 할 수 있는데, 법원이 경매개시결정을 하고 그로 인한 압류사실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합니다(대법원 1990. 1. 12. 선고 89다카4946 판결 참조).


다만,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해 임의경매신청을 하더라도 배당받을 가능성이 없는 경우(부동산의 예상 낙찰대금이 피담보채권액 및 경매비용을 하회하는 경우 - 채권자의 근저당권이 후순위이거나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한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에는 결국 지급명령 신청 또는 소의 제기를 통해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킴과 동시에) 집행권원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집행권원이 있으면 향후에 채무자의 다른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도 가능합니다.